아이스 아메리카노 라지에 (속이 보이지 않는) 초코칩도 결제한다. 진열대 맨 앞 초코칩을 집어 들다 제법 많이 꾸겨진 포장지가 눈에 쓱 들어온다. (아 그런데 여기에도 어울릴 표현일까 싶은데 관성이라고 해야 하나? 이미 집어 올린 상태라) 그대로 계산대에 내려놓는다. 아차 싶었다. 분명 많이 부스러져 있을 텐데. 다시 고를 시간이 주어졌다면 나는 뒤쪽의 제품으로 바꾸었을 것이다. 망설였지만 그러지는 않았다.
여기서 급 호기심이 발동한다.
뒤에 사람도 없었고 오래 걸리지도 않았을 텐데 그냥 바꾸면 될 것을. 팔아주는 내가 왜, 다시 고를 시간이 주어졌다면 바꾼다고 생각한 것인가. 그리곤 왜 망설이기만 하고 끝난 걸까?
그럴만한 가치가 없어서? 부스러진 과자도 상관없으니까? 소심해서? 사장님이 날 이상하게 볼까 봐? 눈치보는건가..?? 나 아니면 다음 사람이 가져갈 테니 그냥 내가 먹고 말지 하는 마음에? 이건 희생정신이라고 해야 하나 체면이라고 하나? 아님…배려인가?
확실한 건 귀찮아서는 아니었다.
아 어느 것도 속 시원한 해답은 아니다. 그 순간 정말 나의 행동은 어떤 의식이 지배한 걸까?
바꾸지 못한 건지 그러지 않은 건지, 궁금하다. 이런 게 가끔 궁금하다. 나만 그런가… 헛소리 끝.
# 나는 과자 부스러기를 싫어한다. 손에 묻는 것 또한 그렇다. 뜯어보니 역시 부스러지고 초코는 녹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