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강의 노트를 읽고..

사진강의노트를 읽고..

사진을 어떻게 찍을 것인가?

이름을 주지도, 상표를 붙이지도, 재 보지도, 좋아하지도, 증오하지도, 기억하지도, 탐하지도 마라. 그저 바라만 보아라. 이것이 가장 힘든 일이다. 그러나 그저 보이는 게 찍힐 뿐이다. 카메라는 파인더 안에 보이는 사물의 표면에 반사된 빛을 기록할 뿐이다. 그것이 전부다.

예술사진?

사진은 예술이 될 수 있는 건가? 유명한 작가의 사진전을 보고 왔는데, 그 사진들이 ‘잘 찍었다’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저건 나도 찍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해본다. 사실 그림은 이런 생각이 좀 덜 드는 분야가 있긴 한데, 사진은 이런 생각이 잘 들지 않는다. 문외한이라 그런 것이라 생각이 들지만,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멋지다’라는 생각이 들어야 훌륭한 작품이 아닐까? 문외한이라 볼 줄 모르고, 느끼지 못한다면 그건 ‘그들만의 리그인 것인가?’라는 생각도 해본다(물론 사진뿐 아니라 모든 예술 포함).

이 책은 지금의 나(사진에 대한 나의 접근 의도와 수준 두 가지 모두)에게는 아직 수준높은 전공서적과 유사한 느낌이다. 지금의 나는 아직 유아기적 수준이기 때문에. 사진을 정말 좋아하고 잘 찍고 싶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는 한참 의지부터가 부족한 상태이기에. 다만, 나도 여기서 할 말이 있는 부분은 조금 있다. 취미로서의 무엇. 취미로 사진을 시작한 이유, 그리고 계속 이어져가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사진을 어떻게 찍을 것 인가를 논하는 것은 그 이후의 고민이 되어야 하는 것 같고, 현재의 나는 먼저 ‘왜 사진을 찍는가?’부터 시작해 봐야겠다.

기록

사진을 찍고 싶어진 이유는 두 가지인데, 이렇게 적어 정리를 하다보니 하나의 단어로 줄일 수 있게 되었다. 기록을 하고싶어서.

사진을 시작한 이유 중 첫 번째는 사진첩을 만들고 싶어서이다. 주위 사람들(부모님을 위해)의 얼굴을 찍고 인화하여 보관하고 싶어서. 나를 위한 것 보다는 부모님을 위해서. 추억으로 시작해서 추억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부모님과 동행을 하다 보니 언젠가부터 언제든 책장에서 꺼내 그 날을 회상할 수 있는 사진첩을 만들어드리고 싶었다. 확실히 사진찍기에는 휴대폰이 훨씬 간단하다. 가지고 다니기 쉽고 방법도 따로 필요 없으니까. 하지만 그 많은 사진이 인화되어 나오는 건 참 쉽지 않은 일인 것 같다(어렵다는 건 절대 아님. 다만 정말로 쉽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그래서 강제로 인화를 할 수 밖에 없는 필름카메라에 도전을 하게되었다. 찍을 때 부끄럽고, 찍을 때마다 인화까지 드는 비용이 만만치않지만 그래도 강제로 인화를 하는 필름카메라가 참 맘에 든다.

두 번째는 그림을 그리는 재료로 사용하기 위해서이다. 그 시간, 그 자리에서 항상 그림을 그릴수는 없기 때문에(실력이 부족하여..) 사진으로 찍어두고 시간이 날 때 그려보고 싶어서.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를 들자면, 사람들의 표정을 많이 보고 담아두고 싶어서이다. 사람의 얼굴에는 그 사람의 인생이 녹아들어 있다는 걸 이젠 조금 알겠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느껴진다. 나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며 그들의 삶을 엿보고 싶어진다. 변태는 아니다. 순수하게 낯선 사람들의 표정을 보고 ‘현재 저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저 사람의 주름을 보고는, ‘어떤 인생을 살았을까?’, ‘어떤 성격을 가지고있겠지?’라는 생각을 해보는 걸 좋아한다. 아니, 좋아한다기보다 사람이 귀한 곳에서 살다보니 자연스럽게 사람과 사물을 관찰하는 습관이 생긴 것 같고, 신기하게도 나의 습성과 맞아떨어져 무언가를 깊게 보는 습관이 생긴 것 같다. 좋아한다기보다 습관이라고 말을 해야겠다. 그래, 이 습관은 인물을 바라보며 궁금증을 갖게 하였고, 이제는 그런 궁금증을 좀 더 오래 남겨두고 싶다. 하지만 이런 궁금증을 (당사자에게 물어) 확인할 길은 없으니, 그냥 다양한 얼굴을 관찰하고 기록해두고 싶다.

순서

그림일기를 시작했다.

얼마 전 지인과 이야기를 했다. 나는 그림일기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음 그림일기를 생각한 이유는, 나의 생각을 기록하고 정리하고 싶어서다.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건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 보다 쉽다. 물론 사람들이 이해하는데도 더 쉽지. 하지만 나는 그림으로 나의 머릿속에 있는 생각들을 표현해보고 싶다. 굳이 그림으로 표현하려는 이유는 뭐지? 글 보다 그림이 더 직관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 더 정확하게 한 번에 나의 생각을 전달할 수 있어. 한 번에 딱~! 아~! 이렇게. 그래서 나는 그림으로 표현을 하고싶다. 될 수 있으면 한 장으로 표현하고 싶다.

지인과 했던 이야기 중 내가 주목한 부분은 이것이다. 나는 표현하고자 하는 어떤 의미(의도)를 먼저 생각(글로 적어보고)하고 그리기 시작하는데, 그건 표현의 한계가 올 것 이라고 한다. 문자 이전에 그림이 먼저였기 때문에 이미지로 먼저 생각하고 그 이후에 표현을 하면 더 좋을거라고 했다. 맞는 말이긴 한 것 같은데, 그런 느낌이 와보지 않아서 잘 몰랐다. 그림을 그리다보면 그 느낌이 정말 올까? 있기는 할까? 하지만 도전해보기로 했다. 의심을하면 도전을 못하지. 일단 해보고 판단해보기로 했다.

카메라는 파인더 안에 보이는 사물의 표면에 반사된 빛을 기록할 뿐이다. 그것이 전부다.

사진을 통해서 어떠한 의도(의미)를 전달하기는 어렵다. (아직 모르지만) 전문가들은 사진을 통해서 의미를 전달한다. 의도된 사진을 아무리 본다한들 아직(?)은 작가의 의도를 판단하기는 정말 어렵다. 나도 의도(의미)를 가지고 사진을 찍는다. 사진 또한 무엇이 먼저인지 궁금해진다. 그림일기를 시작하면서 느꼈던 그것과 마찬가지로. 의도를 가지지만 구체적으로 생각을 다 한 뒤에 찍는 것이 먼저인지, 마음이 가는데로 먼저 찍고보고 그 의미를 정리하는게 맞는것인지? (글로 지금의 생각을 적어보려니 어렵네.)

사실과 예술의 경계

궁금하다.

앞으로

그림을 왜 그리지 못했지?

어디까지 그려야하지?

전시회에 다녀왔다. 아. 그림은 거짓말이구나. 그때부터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낙서수준이긴 하지만. 사진도 마찬가지라 다가서는 게 좀 편하다. 보이는걸 찍을뿐인데, 보이는대로 나오지 않는다.

앞으로의 계획은 카메라와 친해지는 것이다. 더 심도있는 그 무엇도, 그걸 지속할 수 있는 내가 먼저 있어야 하는거니까.

이 책이 아직 와 닿지 않지만, 그래서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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